코미디언도 선을 넘을 수 있어 혐오와 풍자는 구분해야해
"코미디언의 무대에서 선을 넘는 농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선 넘는 농담으로 비판받은 조 코이의 경우, 국내에서도 스탠드업 코미디가 인기를 끌고 있어 한 전용 극장을 찾았다. 그러나 스페셜 쇼를 진행하는 두 명의 남성 코미디언 중 한 명이 성역을 농담의 소재로 삼아 여성 관객들의 질색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여학생들이 좋았다. 그래서 학교를 떠나지 않고 선생님이 됐다”는 말을 농담이랍시고 했다. 이에 여성 관객들은 “왜 질겁하느냐. 내가 당신들 보고 흥분할까봐 그러냐. 걱정 마라. 여러분은 초등학생이 아니지 않느냐”고 분노를 표했다. 이는 명백하게 소아성애를 농담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예능 시리즈 ‘코미디 로얄’의 방청석에서 이 남성 코미디언의 얼굴이 잡혔을 때 순식간에 머릿속이 얼어붙은 건 그 때문이었다. 미안하지만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었다.
이에 대해 한 코미디언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가관이었다. 그는 “코미디 소재에 제약을 걸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농담엔 성역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소한의 선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는 “코미디언은 일단 경계 없이 농담을 만들고 무대에 올린다. 그러면 대중이 그 농담의 생명력을 결정한다. 결국 그 농담(소아성애) 역시 관객들의 선택으로 그날까지 살아남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쯤 되면 성역의 뜻은 물론 풍자와 혐오의 차이도 모르는 게 분명했다.
나는 이런 코미디언들의 태도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코미디는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해야 하는 예술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 성역과 혐오를 농담의 소재로 삼는다.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관객들의 선택으로 살아남는 농담이라는 말도 무책임하다. 코미디언들은 자신들의 농담이 대중의 선을 넘지 않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의 농담은 결국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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